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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욘 포세 3부작 : 잠 못 드는 사람들 / 올라브의 꿈 / 해질 무렵 도서 리뷰

글: 순글이 2024.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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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
『3부작』은 「잠 못 드는 사람들」과 「올라브의 꿈」 그리고 「해질 무렵」 세 편의 중편 연작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이 작품은 2015년 북유럽문학 최고의 영예인 ‘북유럽 이사회 문학상’을 수상했다. 『3부작』은 세상에 머물 자리가 없는 연인과 그들 사이에 태어난 한 아기의 이야기이다. 욘 포세는 가난하고 비루한 그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소박하고 거룩한 사랑, 쓸쓸한 희망과 좌절, 사라지는 것들과 영원히 이어질 것들을 그의 특유의 문장에 담았다. 최소한의 인물과 대사, 현실이지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아름답고도 서글프며, 신비하고도 섬찟하게 읽힌다. 단순한 이야기 구도로 보이지만 그 속에는 예술과 운명, 양심과 죄, 가족의 탄생과 소멸 등 삶의 굵직한 주제들이 퍼져 있다. 마침표가 거의 없거나 쉼표만으로 이어지는 문장들도 이채롭다.
저자
욘 포세
출판
새움
출판일
2019.10.04

 

현재 유럽 현대연극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최근엔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더욱 유명해진 욘 포세의 소설 대표작 3부작을 마침내 완독 했습니다. 낯선 형식이라 읽는 데 애를 먹었지만 말이죠. 

 

아무튼 욘 포세의 3부작은 제목에서 보이듯 총 3개의 단편적인 이야기를 하나로 묶은 작품인데요. [잠 못 드는 사람들] , [올라브의 꿈] , [해질 무렵]로 구성해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냈죠. 

 

먼저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인 [잠 못 드는 사람들]에서는 고작 열일곱 살에 불과한 연주자 아슬레와 임신한 알리다가 벼리빈으로 피난 와서 벌어진 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알리다가 언제라도 출산할 수 있는 상황이라 두 연인은 세차게 내리는 비를 피할 방을 찾아 헤매는데요. 하지만 어느 누구 한 사람도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죠.

 

욘 포세의 소설 특징에는 문장에 마침표를 찍지 않고 쉼표를 찍는 데 있습니다. 마치 시처럼 글을 쉼표로만 맺어서 덩어리 진 문장들은 등장인물들의 내밀한 감정을 읽어내는데 많은 도움을 줬죠. 이런 구성 덕분에 존재론적 회의감이 들만큼 힘들었던 아슬레의 심정을 여실히 알 수 있었고, 연주자였던 아버지 시그발과 영적으로 재회하는 장면의 이어짐이 자연스러웠습니다. 특히 시그발과 재회하는 장면에서는 이 소설의 지향점인 한 세대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세대의 이야기를 엮어 낼 것이라는 걸 보여주죠. 가문에 편입 된 알리다는 아슬레의 연주를 통해 '아버지 시그발의 목소리' 듣습니다.

 

그렇게 영적인 위안을 얻은 그들은 과연 당면한 문제인 거처 문제를 해결했을까요?

 

이어서 3부작 두번 째 이야기 [올라브의 꿈]은 아슬레의 결정에 관한 것인데요. 어떤 이유로 올라브라는 이름으로 개명한 아슬레는 알리다한테 선물해 줄 반지를 사기 위해 도시를 헤매죠. 재물이 있으면 사람들이 본인이나 연인을 깔보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에 유혹되고만 아슬레는 맥주까지 잔뜩 마시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나쁜 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지목된 아슬레가 그만 교수형에 처해지고 맙니다.

 

3부작 마지막 이야기 [해질 무렵]은 알리다가 어떻게 낚시꾼 오스가우트를 따라서 그의 농장으로 가게 되는지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기 시그발을 건사해야해서 낯선 이방인을 따라나설 수밖에 없었던 알리다는 사랑하는 연인 아슬레의 목소리와 음악을 자연을 통해 듣게 됩니다. 어쩌면 마지막 이야기는 아주 낭만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후 결심을 굳힌 알리다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되면서 3부작이 끝이납니다.

 

오늘은 욘 포세의 소설 3부작을 소개해드렸는데 어떠셨나요?

 

포세의 작품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 고독 절망 좌절들을 묘사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갈등이 존재하진 않습니다. 그저 반복되는 문장 구조 간결한 어휘나 소박한 수사 등 본인만의 소리 리듬 흐름을 가지고 문학적 언어를 구축하며 견실히 주제를 드러냅니다. 이번 3부작에서는 불필요한 플롯이나 등장인물의 행위 또한 과감히 생략하며 인간의 원초적인 고독에 대해 말하고 있죠. 물론 저는 아직 이 존재론적 드라마를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시간 날 때 중요 부분을 다시 읽어볼 생각인데요. 그래도 저번 보트하우스에 이어 두 번째로 욘 포세의 작품을 완독해서 뿌듯합니다. 제 리뷰를 보시고 관심이 가셨다면 욘 포세의 작품 꼭 찾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낯선 노르웨이 문학이지만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소설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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