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2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욘 포세의 작품을 전부 찾아 읽고 있는데요. 한국 독자들한테 다소 낯선 욘 포세는 노르웨이의 작가이자 극작가로 1983년 소설 [레드, 블랙]으로 데뷔했고 희곡 [그리고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 등을 발표했죠. 1989년 발표한 보트하우스는 욘 포세의 초기작으로, 화자인 '나'와 어릴 적 친구인 '크누텐' 그리고 '크루텐의 아내' 삼각 관계를 그려낸 소설입니다. 작중 화자의 불안감을 드러내는 강렬한 도입부가 인상적인 작품이죠.
간략하게 줄거리를 소개해 드리자면 노르웨이의 피오르 지방에 사는 젊은 남자 주인공이 어린 시절 친했던 친구 크누텐의 고향 방문을 계기로 그들 사이에 미처 풀지 못한 10대 시절의 어떤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릅니다.
친구의 고향 재방문 만으로도 주인공은 엄습하는 불안감을 느끼는데요. 작가는 그 불안감의 다양한 원인을 반복적인 문장으로 서술함으로써 주인공이 느끼는 열등감 낯섦 질투심 이기심 등 불안감 속에 숨어있는 여러 감정들을 보여줍니다. 사실 크누텐의 아내가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원인인데요. 크누텐의 아내가 주인공을 보란듯이 유혹하기 때문이죠. 문제는 그녀의 유혹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주인공의 친구 크누텐이 해안가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때문 입니다.
이제 주인공의 불안감은 크누텐한테로 옮겨가는데요.
심지어 크누텐의 아내가 주인공을 집까지 초대한 상황입니다. 이때 작가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크누텐의 입장을 대변하는데요. 이런 장치 또한 이 소설의 특징적인 서술 방식이죠.
점입가경인 세 사람의 관계는 과연 어떻게 될지...
만약 독특한 서술방식으로 쓰인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악기를 다루는 듯한 독특한 문체 방식이 끌리 신다면, 단순 치정 소설 아닌 과감한 문학적 시도가 곳곳에 숨겨져있는 욘 포세의 작품 꼭 찾아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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