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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이주하는 인류 (미래의 창) 도서 리뷰

글: 순글이 2024.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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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는 인류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주성이 강한 동물이다. 오랜 시간 인류는 모두 유목민이었고, 일부는 여전히 이주하는 유목민으로 살고 있다. 집을 짓고 도시를 세우고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고작 1만 2천 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국경이 그어지고 여권이 만들어진 것은 훨씬 더 최근의 일이다. 깊고 복잡한 인류 이주의 역사를 에덴동산, 노아의 방주, 선사시대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이동, 그리스 로마의 정착지 건설, 북유럽의 바이킹,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이주, 노예무역, 황색 위협, 유대인, 남북전쟁, 이주 노동자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이주와 이민의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를 제안한다. 나는 이주 혹은 이민이 우리의 생활과 생각을 파고드는 모든 문제들을(정체성, 민족성, 종교, 애국심, 향수, 통합, 다문화주의, 안전, 테러, 인종 차별주의 등) 아우르는 대표적인 주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민 또는 이주는 역사적ㆍ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주민이든 아니든 결국 우리는 모두 이주민의 후예다. 인류사에서 이주의 역할은 과소평가되었으며, 간과되거나 오해를 받아왔다. 그 까닭에는 몇 가지 그럴 법한 이유들이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정된 집 주소와 국적을 갖고 있다. 또한 많은 이들이 토지와 집을 소유하고 있다. 우리는 한 곳에 머물며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길고 긴 인류 역사의 극히 짧은 일부분에 해당할 뿐이다. 고정된 주거지와 국적을 갖는 것이 마치 인간의 한 조건이라도 되는 듯이 여겨지고 있지만, 나는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가 맞는다고 생각한다. 인류는 거의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이 이주해왔고, 어디로 가든 번성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인정한다면 세계를 바라보는 견해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저자
샘 밀러
출판
미래의창
출판일
2023.07.20

 

유명인이 추천으로 읽게 됐습니다.

만만찮은 두께였지만 어찌어찌 독파했는데요.

 

처음엔 이주가 인류의 보편적 특성인양 중립적이지 못하게 세뇌하는 느낌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정주하는 민족을 노골적으로 비판하지 않았지만 이주하는 특성의 민족은 지나칠 정도로 좋게 봐주는 경향도 있고요. 가령 바이킹이 대이동을 했다는 이유로 교묘한 문법으로 유럽 엘리트층에 편입된 것처럼 서술한 것 같은 부분도 있었죠. 그래도 일부 그런 부분만 걸러서 읽으면 좋은 책인 건 분명합니다. 어느 정도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긴 하니까요.

 

개인적으로 페니키아 지역의 비르사 힐 동굴에서 발견된 아리체라는 청년 유골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요. 당연히 페니키아 지역에서 발견된 유골이니 페니키아 지역 관련 DNA가 나올 거라 모두가 예상했지만, 지중해 동부 부근이 아닌 완전히 다른 곳 대서양 연안부근의 DNA를 가지고 있었다고 나온 겁니다. 아주 단순한 증거라 이 사실이 고대인이 이주했다는 핵심증거가 되진 않아도 고대인이 단순히 정주하지 않았다는 증거로는 충분한 역사적 사실이라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부분이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든 부분이기도 하고요. 개인 에세이처럼 끝나가는 끝마무리가 참 아쉬웠지만, 고대 트로이의 아이네이아스로부터 '윈드러시' 호에 이르기까지 엮어낸 역사 이야기가 퍽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인류의 이주 역사 이야기에 관심가신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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